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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와 암’의 관계 살핀 전 세계 논문 45편 분석했더니…

- 대장암·유방암·방광암엔 우유·유제품이 암 예방 식품

- 우유 속 암 예방 성분으론 칼슘·CLA·유산균 등이 유력

 

위암·대장암·유방암·방광암이 우려되면 우유를 더 많이 마시라고 국내·외 역학(疫學) 전문가가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 후원으로 지난 6월 1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주제 : 우유와 암)에서다.

  

이날 서울대 보건대학원 정효지 교수는 전 세계의 학자가 우유와 암의 관계를 메타 분석(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한 것)한 국내·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우유와 대장암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전 세계에서 2011년1월까지 발표된 코호트(cohort, 특정 집단이 장기 추적) 연구논문 18편을 (외국 학자가) 메타 분석한 결과, 매일 200㎖의 우유를 마시면 대장암 위험이 9%, 400g의 유제품을 섭취하면 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유 속 대장암 예방 성분 후보론 칼슘·CLA(공액리놀레산)·유산균 등을 꼽았다. 우유를 즐겨 마시는 사람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감소한 것은 우유에 풍부한 칼슘이 독성을 지닌 담즙산·지방산의 생성을 줄이고, 유산균이 장(腸) 건강을 개선시켜 면역력을 높인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CLA는 체중감소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 제품의 원료로도 사용되는 성분이다.

  

정 교수는 “우유와 유방암을 주제로, 2010년 5월까지 전 세계에서 실시된 코호트 연구논문 19편을 메타 분석한 결과에선 유제품을 즐겨 먹는 여성의 유방암 발생 위험이 유제품을 멀리 하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15% 낮았다”고 말했다. 특히 유방암 예방 효과는 일반 유제품보다 저지방 유제품을 즐겨 섭취하는 여성에게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했다.

  

정 교수는 “우유·유제품의 유방암 예방 성분으로 칼슘·CLA·부틸산(酸)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 칼슘은 독성이 있는 담즙산(장에서 유방으로 이동 가능)과 지방산을 중화해 암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실험에선 이미 칼슘과 비타민 D(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비타민) ‘커플’이 암 예방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 교수는 “CLA 역시 동물실험에서 유방암의 성장과 전이를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유 지방에 든 부틸산은 암 세포의 자살(自殺)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IGF-1)이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는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에선 전 세계에서 우유와 위암의 관계를 밝힌 코호트 연구논문 6편(2013년9월까지)의 메타 분석 결과도 소개됐다.

  

정 교수는 “우유 등 유제품을 즐겨 먹으면 유제품을 기피하는 사람보다 위암 위험이 24% 낮다는 것이 메타 분석의 결론”이나 “유럽·미국인에선 우유 등 유제품 섭취가 위암 위험을 각각 27%ㆍ2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왔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역학 연구에선 유제품의 위암 예방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40세 이상 일본인 남성 2만5730명을 대상으로 15년(1988∼2003년)간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2010년 ‘애널스 오브 에피데미올로지’에 발표)에선 유제품 섭취 최상위 그룹(유제품 섭취량에 따라 네 등급으로 분류)의 위암 발생 위험은 최하위 그룹보다 28% 낮았다.

  

우유는 방광암 예방에도 이로울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도 심포지엄에서 제시됐다.

  

정 교수는 “중국에서 9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유제품과 방광암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환자·대조군 연구)에서 유제품을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의 방광암 발생 위험은 유제품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보다 50%나 낮았다”고 발표했다.

  

심포지엄에선 최근 국내에서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전립선암과 우유의 관계도 언급됐다.

  

일본 도쿄대 의대 사토시 사사키 교수(예방역학과)는 “지난해 ‘미국임상영양학회지’에 실린 메타 분석(15편의 논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유를 하루 200㎖(1팩) 이상 마셔도 전립선암 위험이 특별히 증가하지 않았다”며 “전립선암 가족력 등 전립선암 고(高)위험 남성이 아니라면 전립선암에 걸릴까봐 우유나 칼슘 섭취를 일부러 줄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매일 칼슘을 1200㎎ 이상 섭취하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지만 한국·일본인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700㎎, 한국 성인 기준)에 훨씬 미달하는 500㎎대이므로 일반인은 우유나 칼슘 섭취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안병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2016년06월07일 15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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